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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남북미 판문점 회동, 지구촌 주목... 국제사회 전망은 엇갈려
  • 편집국 이슈에디터
  • 등록 2019-07-02 16:22:56
  • 수정 2019-07-02 16:3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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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험로 걸었던 북미관계의 재설정…북미협상 재개 의지" 긍정론
  • "비핵화 빠진 사진찍기 행사…향후 후속협상 관건" 비판론
  • "日, 사전연락 못 받아" 당혹…중·러 주요 언론 판문점 상황 긴급 타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의한 사상 첫 남북미 정상 회동과 관련해 미국 언론을 비롯한 외신들은 세 정상의 판문점에서의 언행을 실시간 보도했으며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에는 교착 상태에 빠져 험로 걸었던 북미 핵 협상의 불씨를 살리기 위한 의지가 투영됐다고 분석했다.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께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만남이 보여주기를 넘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국제사회의 전망은 엇갈렸다.


지구촌 시선집중... 전망은 엇갈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무장지대(DMZ)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으로 이동한 것을 긴급 뉴스로 전하고 그가 북한 땅을 밟은 첫 미국 지도자라고 전했다. 핵 협상을 위한 대화 재개를 모색하는 가운데 군사분계선 너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악수하는 장면은 "역사적인 사진 촬영기회"였다고 통신은 평가했다. 


다만 이날 움직임이 북미 협상의 미래에 관한 회의적인 시각을 불식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는 평가도 덧붙였다.

CNN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북 양쪽 땅을 번갈아 밟은 것이 "역사적인 순간"이며 북미 관계에서의 "엄청난 진전"이라고 규정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이날 만남에서 서로를 환대한 가운데 북미 관계는 "확고하게 제자리로" 돌아온 것으로 보인다고 CNN은 평가했다.


CNN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을 홈페이지에 톱뉴스로 내걸었다. [CNN 홈페이지 캡처]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장기간 냉전 체제의 긴장을 상징하는 선인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 땅을 밟았다고 설명하고서 이날 북미 정상의 만남이 "희망과 평화를 표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AF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땅을 밟은 것이 외교에서 "상징적이고 굉장한 볼거리"였다고 규정했다. AFP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나고 경계를 넘나들며 남북 양측 땅을 함께 밟은 과정을 소개하고서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합류해 3자 회동이 이뤄진 것에도 주목했다.

통신은 이날 회동이 북미 협상 등 현안에 미칠 영향에 관해서는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있지만, 실질적 성과를 내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도 나오는 등 전문가들의 견해가 엇갈린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한반도를 60년 이상 갈라놓은 비무장지대(DMZ)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난 현장이었다고 소개하고서 전 세계 TV로 중계된 이들의 만남이 "중단된 핵 대화를 다시 활성화하기 위해 전례 없이 카메라(언론) 친화적으로 친선을 보여준 것"이라고 풀이했다.

다만 이날 DMZ에서의 만남이 잘 꾸며진 사진 촬영기회일 뿐이라는 비판적인 시각을 함께 소개했다.


NYT는 "이 시점에서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루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왜냐면 이 모든 일이 진행되는 동안 북한의 핵무기나 미사일 비축량의 감소는 없었다. 사실 그들은 그것들을 늘렸다"는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CNN 인터뷰 발언을 전했다. 그는 "긴장이 완화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긴장은 2017년에 '분노와 화염'으로 인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초기 대북 정책을 에둘러 비판했다.


"日, 사전연락 못 받아" 당혹


이웃 국가의 반응은 뜨거웠다.

일본 공영 NHK는 정규방송을 중단하고서 동시통역을 가미해 생중계했고 교도(共同)통신은 트럼프 대통령, 김 위원장,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과 움직임을 수시로 보도하는 등 판문점 회동에 큰 관심을 보였다.


30일 일본 공영방송 NHK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는 장면을 생중계하고 있다. [연합뉴스]일본 정부는 이번 회동에 관해 사전에 연락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로 인한 당혹감도 엿보였다. NHK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 간부들은 "사전에 미국 측으로부터 연락이 없었다. (중략) 미국 대사관과 국무부에도 문의하고 있지만 상세한 내용은 알 수 없다"고 하거나 "이렇게 중요한 정상회담이 트위터에서 시작하는 것은 통상적인 외교에서는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이어서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와 관영 신화통신 등 관영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 군사분계선인 '38선'에서 김 위원장과 짧은 만남을 가졌다고 신속하게 보도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은 문 대통령, 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이 '사상 최초'라고 부각했다.


유럽이나 중동 언론도 판문점 회동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프랑스 일간 르 피가로는 "이번 대면 접촉은 두 정상이 수개월 전부터 교착 상태에 빠진 대화를 재개할 준비가 됐다는 강력한 시그널을 준다"면서도 "미국 대통령의 이번 외교적 승리가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에서는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과 벨트, 공영방송 ARD가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넘었다는 것을 뉴스 제목으로 뽑았으며, 슈피겔 온라인판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청했다는 것에 주목했다.

중동 최대 위성 뉴스 채널 알자지라는 파주에 파견된 제임스 베이스 국장을 실시간으로 연결해 북미 정상의 만남을 전했다. 베이스 국장은 "'깜짝' 만남이 교착된 북한 비핵화와 제재 해제에 전환점이 되리라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美전문가 "실무협상 물꼬" vs "트럼프의 리얼리티TV" 


미국의 전문가들은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미 국익연구소(CNI)의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담당 국장은 연합뉴스에 보낸 논평에서 "이번 회동은 지난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로 험로를 걷고 있는 북미 관계의 재설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사진찍기 이상의 의미는 없다는 의견도 있겠지만 '트럼프-김정은 사진'은 미국을 적국으로 여기는 수많은 북한인도 보게 될 것"이라며 "이런 장면들이 평화의 문을 여는 퍼즐의 조각"이라고 강조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별도의 트위터를 통해서도 "이것이 바로 평화의 모습"이라며 "쉽지 않을 것이고 무너져내릴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응원해야만 한다"라고 적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수미 테리 선임연구원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만남은 장래에, 올해 후반에 더 실질적인 만남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테리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부분적인 합의를 받아들일 의향이 있다면 진전을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고 NYT는 전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가안보회의(NSC)에서 활약한 그는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와의 잠정 합의나 최소한 제재 완화를 얻어내기 위해 영변 핵시설 플러스 다른 핵시설 의심 장소와 같은 것을 협상 테이블에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크리스틴 리 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번과 같은 선의의 제스처는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존 델러리 연세대 교수는 AFP 통신에 "전후 분단과 한국전쟁의 치유되지 않은 상처, 70년간 적대의 세월을 상징하는 누구의 땅도 아닌 이 척박한 곳에서 이뤄진 (북미 정상들의) 조우는 관계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선임연구원도 연합뉴스에 "가장 중요한 진전은 실무협상 재개에 합의했다는 점"이라며 "북미 모두 협상 모드로 되돌아가야 하는 전술적 이해관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비핵화 범위에 대한 명확한 정의, 단계별 이행을 보여줄 수 있는 실무합의 등을 향후 협상 과제로 꼽으면서 "연속적인 이행이 이뤄지면서 대북제재도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30일 오후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으로 함께 걸어갔다 다시 되돌아오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애초 대북 협상의 핵심으로 꼽혔던 비핵화 이슈가 거론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진찍기용 행사에 불과했다는 시선도 적지 않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은 연합뉴스에 보낸 논평에서 "북쪽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서는 역사적인 광경"이라며 "이번 회동은 전 세계가 시청해야 하는 리얼리티 TV였고, 그 주인공은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 번도 '비핵화'라는 단어는 나오지 않았다. 비핵화가 대북 외교의 핵심포인트 아니었나"라며 "김정은 체제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캠페인을 위한 무대였다"고 지적했다. 매닝 연구원은 "더이상의 공허한 정상회담에 앞서 (비핵화) 합의를 위한 로드맵을 협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랭크 엄 미국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피상적인 사진찍기를 위한 자리"라며 "북미 협상은 1년 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상황과 전혀 달라진 게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북미 양측이 조만간 실무급 협상을 재개하고 어떤 성과를 거두면서 '비핵화'와 '대북제재 완화'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비무장지대(DMZ)에서의 북미 정상 만남은 역사적이지만 사진 촬영용이기도 했다"면서 "지난 싱가포르 정상회담처럼 첫 번째 기록들을 남겼지만, 북한 비핵화에서는 가시적인 진전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는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으로 월경했다. 그것은 오직 비핵화 협상, 검증 가능한 합의, 평화협정으로 이어져야만 '역사적일' 것"이라면서 "그렇지 않다면 멋진 사진과 화려한 행사일뿐"이라고 주장했다.

조슈아 폴락 미들버리국제연구소 연구원도 AFP에 "어젠다도 없고, TV용으로 만들어진 만남은 부풀려진 기대와 실망의 1년을 원 상태로 되돌리지 못할 것"이라며 "한장의 편지와 또 다른 악수 이상의 뭔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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