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생충은 누구인가 [김태일 데스크단상]
  • 김태일 편집인
  • 등록 2019-07-02 15:05:48

기사수정

한국 영화사 최초로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영화인 기생충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한국에서 관객이 1,000만을 넘긴 영화는 이제 흔한 일이 되어버렸지만영화 관람 후에 이처럼 많은 평론과 토론이 벌어진 영화는 드문 일인 듯싶다그 이유는 영화 기생충이 현 사회의 질곡과 모순을 잘 표현하면서도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다양한 평가와 해석을 할 수 있는 영화이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박 사장(이선균 분)의 지하실에 거주하던 남자인 근세(박명훈 분)가 박 사장을 처음으로 마주치던 순간이다이 장면에서 근세는 리스펙트!’를 외치며 먹여주고 재워주던 박 사장에 대한 맹목적인 존경심을 표하지만박 사장은 근세의 냄새에 코를 틀어막고 고개를 돌린다이를 본 기택(송강호 분)의 얼굴이 일그러지며순간 기택의 가슴속에 잠재돼 있던 모멸감과 분노가 폭발한다급기야 기택이 박사장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장면은 이 영화의 주제를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근세는 미래에 대한 아무런 희망이 없다영화 속 젖병과 콘돔변기 등이 상징하듯이 근세는 동물적 욕구만이 남아있는 인물이다이자에게 박 시장은 자신의 동물적 욕구를 채워주는 고마운 분이다한편 기택은 치킨집과 카스텔라 가게를 운영하다 망한 자영업자지만일할 의욕을 갖고 재기를 꿈꾼다그와 그의 처인 충숙(장혜진 분그리고 자녀들 모두는 생계를 위해 박 사장 집에서 과외선생으로가정부로운전기사로 일을 하며 살아간다이들은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같은 처지에 있는 을()들과 다투지만자신들과 같은 처지인 이들에 대해 연민을 느낀다반면기택이 박 사장 내 부부의 대화를 우연히 엿들으며 겉모습과는 달리 자신들과 선을 긋고 있는 이들에게 모멸감을 느낀다.

 

기생충은 생물의 몸 안이나 밖에 붙어살면서 영양분을 빨아먹는 동물을 말한다은유적으로는 스스로 노력하지 않고 남에게 의존하여 사는 사람을 비난 조로 이르는 말이다그러면 기생충은 누구인가기택이네 가족인가근세인가아니면 박 시장네 가족들인가


히틀러는 유대인에게레닌과 마르크스는 부르주아와 관료에게 기생충이라는 낙인을 찍었다기생충으로 낙인된 인간은 그 사회에서 배척과 타도의 대상이 된다이 사회에는 금리생활자나 임대업자 같은 욕심 가득한 기생충이 많다일하지 않고도또 자신의 노력 이상으로 많은 부를 누린다면 그자가 기생충이 아닐까기택이네 가족이 기생충이라면 이제까지 이런 일만 하는 기생충은 없었다바이러스에 감염된 변종 기생충이라면 몰라도.


기생충학자인 서민 교수는 실제 기생충은 인간에게 꼭 필요한 존재이기도 하다며 기생충은 욕심이 없고 자신의 분수를 잘 지키는 동물이라며 기생충을 욕되게 하지 말라고 충고한다아직도 기생충을 안 보셨다면 관람을 권한다


김태일 편집인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리스트페이지_R001
최신뉴스더보기
리스트페이지_R002
리스트페이지_R003
리스트페이지_004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