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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50만 포항시 인재(人災)에 휘청... 붕괴 위기·아파트 1억↓
  • 편집국 에디터
  • 등록 2019-03-21 18:21:00
  • 수정 2019-03-22 22: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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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 이미지 손상 · 인구 유출 등 간접피해액 환산 불가
- 진앙지 흥해읍 상권 썰렁... 시 "특별법" 요구


 인재로 드러난 지진에 직격탄을 맞은 포항 경제가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아파트 가격 급락... 미분양도 늘어나

21일 포항시에 따르면 1년 4개월 전 발생한 지진과 잇따른 여진 영향으로 지역 아파트 가격 급락했다. 대부분 아파트 가격이 2015년 정점을 찍었을 때보다 2천만∼3천만원씩 하락했고 상황이 심각한 곳은 매매가가 1억원 넘게 빠졌다. 


21일 오후 경북 포항시 북구 장성동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급매로 나온 아파트 가격표가 붙어있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2017년 지진 이후 아파트 급매 물량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제공]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에 따르면 2017년 11월 규모 5.4 지진 발생 후 주변 아파트 매매 가격이 이전보다 30% 정도 떨어졌다고 한다. 덩달아 전셋값도 하락했다. 업소 관계자는 "새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도 500만∼1천만원씩 손해를 보며 분양권을 내놓고 있다"며 "포항 집값이 내려간 이유는 정부 정책 영향도 있지만, 지진이 가장 큰 원인이다"고 단정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분양 아파트 수도 상당하다. 현재 포항 미분양 아파트는 1천373가구에 이른다. 여기에 앞으로 흥해읍 등에 아파트 1만1천여 가구가 더 공급될 예정이다. 일부 업체는 미분양 물량 해소를 위해 중도금 무이자, 중문 무상시공 등 혜택을 내걸었지만 역부족이다.

포항시 측은 "미분양 아파트가 늘어나자 사업 승인을 받은 아파트 업체들도 착공에 들어가지 않고 시기만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진 발생 후 6개월 관광객 급감. 겨우 회복했지만...

외지에서 포항을 찾는 관광객 증가 수도 당초 시가 예상한 수준을 밑돌고 있다. 2016년 한해 포항을 찾은 방문객은 462만4천명이며 2017년에는 473만5천명을 기록했다.

시는 매년 관광객이 10만명 정도 늘어나는 추세를 고려해 2018년에는 관광객이 480만명을 넘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지진 영향으로 479만명가량에 그쳤다.

시 관계자는 "지진 발생 후 6개월 동안 관광객이 급감했다"며 "이후 인센티브 제공 등 대대적인 관광객 유치에 나서 이전 수준을 겨우 회복했지만, 증가세는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인구 유출 등 피해,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어...
게다가 인구 유출 등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피해도 지속하고 있어 도시 전체가 활력을 잃은 지 오래다.


포항지진 범시민대책본부가 21일 오후 경북 포항시 북구 덕산동 사무실에서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내기 위한 접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지진 진앙이 있는 북구 흥해읍은 지진피해를 본 주민들이 다른 곳으로 많이 빠져나가 평일·주말 가릴 것 없이 썰렁한 상황이다. 상인들은 장사가 안되는 탓에 문을 닫은 가게도 많다며 한숨만 내쉬었다. 한 상인은 "지진 이전보다 매출이 절반 이상 줄었다"며 "지진이 정부 잘못으로 일어난 만큼 상인들도 피해 보상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경북 제1 도시 포항은 경기 침체에 지진 영향까지 겹치면서 '인구 50만명 붕괴' 위기에도 직면했다. 2017년 10월 51만9천547명이었던 포항 인구는 현재 50만9천477명(2019년 2월 기준)으로 1만여명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이밖에 투자심리 위축 등 눈에 보이는 경제적 손실뿐만 아니라 도시 브랜드 손상, 지진 트라우마 호소 등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시는 정부가 포항 활력 회복을 위한 특별법 제정 등 종합대책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포항시·시의회, 정부에 '피해배상 대책 및 특별법' 촉구

한편 경북 포항시는 2017년 11월 15일 일어난 규모 5.4 지진이 인근 지열발전소 영향을 받았다는 정부 연구결과와 관련해 "포항 활력 회복을 위해 특별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연구단, 포항지진은 지열발전이 촉발 [정연주, 이태호 제작=연합뉴스 제공]

이강덕 포항시장은 21일 시청에서 정부조사연구단 결과 발표에 따른 시 입장문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정부가 시민이 공감하고 신뢰할 수 있는 수준의 철저한 진상조사로 지열발전소와 지진 연관성을 과학적으로 증명해 준 데 대해 감사드린다"며 "그러나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진 피해복구 지원, 특별재생사업 발표는 근본대책으로 보기 어렵고 시민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포항은 지진으로 인구감소, 도시브랜드 손상, 지진 트라우마는 물론 기업 투자심리 위축, 관광객 감소 등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막대한 심리적, 경제적 피해를 봤다"며 "정부는 조속히 시민 피해 대책을 마련하고 최대 피해지역인 흥해에 재건 수준의 특별재생사업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지열발전소 완전 폐쇄 및 원상복구와 지진계측기를 설치해 시민에게 실시간 공개하고 장기면에 있는 CO2저장시설도 완전 폐기해주기를 요청한다"며 "'11·15 지진 피해배상 및 지역재건 특별법'을 제정하고 범정부 대책기구를 구성해 지역경제 활력 회복을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해달라"고도 했다.

포항시의회도 이날 성명서를 통해 "포항지진 모든 책임이 정부에 있다는 것을 간과하지 말고 포항 특별재생사업을 신속하게 지원해야 한다"며 "사업 진행 과정과 부지선정 적정성 감사와 사법기관 수사를 통해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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